내장지방의 열 가지 위험
1. 내장지방은 고혈당, 당뇨병을 불러일으킨다.
생활습관병을 대표하는 당뇨병과 식사 후 혈당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식후 고혈당, 둘 다 내장지방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병이다.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인슐린 작용이 약해진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전신 세포에 혈중 당분(혈당)을 주입하며 혈당 수치를 낮춘다.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인슐린 작용이 약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지방 축적으로 커진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생리 활성물질인 아디포사이토카인(adiplcytokine)의 일종인 TNF-α와 레지스틴(resistin)을 꼽을 수 있다. 이 두 물질은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나쁜 아디포사이토카인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세포에 혈당을 주입하도록 촉진하는 좋은 아디포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아디포넥틴(adiponectin)의 분비량이 감소한다. 즉, 인슐린 작용을 두 배로 방해한다.
인슐린 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면 식후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우리 몸은 ‘인슐린을 내보내야 해!’하고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한다. 과다하게 분비된 인슐린은 서서히 혈당을 낮추기 때문에 오히려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제어 능력을 잃은 혈당 수치가 식후,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면 피로감과 공복감 등의 자각 증상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몸을 더 움직이지 않게 되고 과식하게 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슐린은 지방 세포에 지방을 축적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 내장지방도 늘어난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결국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도 한계에 달한다. 그렇게 되면 식후는 물론 공복에도 혈당 수치가 높아지는 당뇨병(2형 당뇨병)이 진행된다.
2. 내장지방은 고혈압을 초래한다.
과다하게 분비된 인슐린은 다른 문제도 일으킨다. 바로 고혈압이다. 인슐린과 고혈압은 언뜻 생각하면 별다른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과다하게 분비된 인슐린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고혈압을 초래한다. 그리고 크기가 커진 지방 세포에서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아디포사이토카인이 분비되는데, 이 또한 혈압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 중장년층이 되면 고혈압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진다. 고혈압을 방치하면 뇌졸중이나 심장병 등 무서운 질환이 발생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사람도 많은데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식사나 운동에 신경을 쓰며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내장지방을 줄이고 치료도 끝낼 수 있다. 고혈압을 정상으로 돌리는 방법 중 하나는 감량, 즉 내장지방을 없애는 것이다.
3. 내장지방은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내장지방 축적과 동맥경화 진행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동맥경화에 걸리면 혈관이 좁아진다. 이로 인해 혈액의 흐름이 막히면 심근경색, 뇌경색이 발생한다. 돌연사로 이어지기 쉬운 무서운 병들이다. 내장 지방이 축적되면 당뇨병과 동맥경화를 막아주는 물질인 아디포넥틴의 분비량이 감소해 동맥경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디포사이토카인의 일종인 파이원(PAI-Ⅰ)이란 물질이 있다.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파이원의 분비량도 늘어나는데 이로 인해 혈액 덩어리인 혈전이 생기기 쉬워져 동맥경화나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4. 내장지방은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4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내장지방이 암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내장지방은 여러 가지 염증 물질을 분비해 몸 여기저기에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이 염증이 암 발병 및 진행으로 이어진다. 또한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FGF2(Fibroblast Growth Factor 2, 섬유아세포 성장인자)라는 물질이 암 진행을 앞당기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5. 내장지방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
내장지방과 치매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 의하면, 중년기에 복부 비만이었던 사람은 고령기 이후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 더 높아진다고 한다. 또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대사증후군에 걸리면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발병 위험이 1.46배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내장지방 축적으로 인한 대사증후군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치매로 이어지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발병 위험도 높인다. 또 대사증후군이 진행되면 인슐린 작용이 나빠짐에 따라 신경 보호 기능이 약화되어 뇌신경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고혈당 상태가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분을 위축시켜 기억력 감퇴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
6. 내장지방은 어깨결림, 요통을 일으킨다.
원인 불명의 어깨결림과 요통의 원인은 내장지방에 있을 수도 있다.
내장지방이 쌓이면 배가 나온다. 그리되면 균형을 잡기 위해 몸을 뒤로 젖히게 되는데, 이 자세는 허리와 등에 상당한 부담을 주기 때문에 어깨결림이나 요통의 원인이 된다.
7. 내장지방은 과도한 식욕의 원인이 된다.
내장지방이 늘수록 식욕을 억제하기 어렵다.
렙틴(leptin)이라는 호르몬은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우리 뇌의 포만중추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내 식욕을 억제한다. 원래는 지방이 늘어나면 렙틴의 분비량도 늘어나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내장지방이 과하게 늘어나면 렙틴에 대한 뇌의 반응이 둔화되어 배가 불러도 식욕을 억제하기 어려워진다. 즉, 살이 너무 찌면 식욕을 억제하기 힘들어져 점점 더 살이 찌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8. 내장지방은 변비, 빈뇨를 초래한다.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변비에 걸리기 쉬워진다.
배에 지방이 쌓이면 물리적으로 배에 압박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장은 연동운동, 즉 스스로 움직이며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데 공간이 좁으면 당연히 움직임이 제한된다.
같은 이유로 방광에 압박이 가해지면 빈뇨 현상이 생긴다. 한밤중 화장실에 가느라 잠에서 깨는 횟수가 늘었다면 원인은 내장지방일지도 모른다. 또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혈행이 나빠져 몸이 냉해지는데, 이는 변비를 초래한다.
9. 내장지방은 노인 냄새, 홀아비 냄새의 원인이다.
나이가 들수록 몸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 흔히들 노인 냄새 또는 홀아비 냄새라고 하는 가령취(加齡臭) 또한 내장지방과 관련이 있다.
가령취의 원인이 되는 냄새는 노네랄이라는 성분이다. 노네랄은 혈중 지방(유리지방산)이 분해되면서 생긴다. 머리, 귀 주변, 목 뒷부분, 등, 가슴, 겨드랑이 등 피지가 많이 나오는 곳은 노네랄도 다량 분비된다. 내장지방이 많아지면 혈중 지방이 늘어나 노네랄 양도 늘어난다. 또 노네랄은 지방이 많은 땀에도 들어 있다. 체지방이 많은 사람은 땀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노네랄이 발생하기 쉽다.
10.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에서 18세 이상 일반인 1만 27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BMI가 정상이어도 내장지방형 비만으로 판단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특히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2.75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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